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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 우리나라가 경제에 약했던 이유

by JW9 2024. 9.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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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돈이란 걸 몰랐다. 구멍가게에서는 추억이 담긴 과자를 팔았고, 장날에는 아지매들이 동네 뒷산에서 캔 나물들을 팔러 나갔다. 장날의 풍경을 떠올려보자. 보자기에 나물들을 싸들고 가 장터 앞에 앉았다. 가방이었던 보자기는 나물들의 돗자리가 되어 나물들을 가지런히 놓는다. 진열장이자 매대로 바뀌는 순간이다.

장에서 뭔가를 사러 온 사람들은 돌아다니다 보자기 위에 놓여진 나물을 산다. kg당 천 원처럼 단위가 붙지 않았다. “천 원어치 주쇼”와 같이 가격을 말하거나 “부쳐 먹게 조금 줘봐유” 목적을 말한다. 파는 사람은 눈대중으로 담아서 건넨다. 상대의 눈치를 보고 알아서 넉넉히 담는다.

시장은 정을 주고 정을 받는 곳이었다. 딱 잘라 “천 원에 한 개”가 아니었다. 정에는 계산이 없다. 자본주의와 시장은 차갑다고 말했던 서양의 경제학자들이 보면 놀랄 풍경이었을 거다. 우리나라 시장의 시장논리는 눈치와 정이었다. 한국의 시장에서는 공급자와 수요자 모두가 갖춰야할 덕목이 넉살이었다.

그러니 과거 우리는 돈의 논리가 무엇인지 와닿지가 않았다. 팔면 판 대로 생긴 돈을 모으기 바빴고 꼬깃꼬깃 주머니에 넣어왔다. 그 돈은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쌈짓돈이 되기도 했다. 구매자와 판매자, 공급자와 수요자, 유통이 무엇인지 어떻게 알겠는가. 나물을 캔 할머니가 곧 유통업자고, 시장에서 판매자였으며 나물 판 돈으로 떡을 사는 구매자였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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