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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에세이] 인연을 너무 소중히 아낄 필요는 없다.

by JW9 2021. 1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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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아하는 고사성어가 있다. “거자불추 내자불거” 가는 사람 붙잡지 말고, 오는 사람 막지 말라는 맹자의 말씀이다. 이 말을 가끔씩 되뇌일 때가 있다. 왠지 모르게 이 구절에 자꾸 정이 간다.

대승불교의 불경인 범망경에서는 선근인연이라 해 전생에 좋은 과보를 맺은 사람간의 만남을 겁(劫)으로 표현한다. 전생에 2천겁의 만남이 쌓여야 하루동안 길을 동행하는 연이 생기고 6천겁에 하룻밤을 같이 잔다. 7천겁이 쌓여야 부부가 된다. 하루하루의 인연을 소중하게 느낄 수도 있는 내용이다. 그러나, 나는 반대로 생각한다.

인연을 너무 소중히 아낄 필요는 없다. 떠난 사람은 나와 딱 거기까지기 때문에 떠난다. 전생에 쌓은 겁이 2천겁 밖에 되지 않았을 뿐이다. 헤어진 연인과도 전생에 쌓은 겁이 6천겁이 끝이여서 그렇다. 아쉽게 1천겁을 더 못 쌓았을 뿐이다. 나와 전생에 2천겁을 쌓은 또다른 누군가를 받아들이면 된다. 6천겁, 7천겁을 쌓은 인연을 찾으면 된다.

떠나려는 인연을 붙잡는 것은 전생에 쌓은 겁을 무너뜨리려는 것이다. 어차피 무너지지도 않겠지만. 어디선가 나를 찾고 있는 인연이 있을 것이다. 내게 올 수 있게 준비를 해라. 앞으로 다가올 인연을 놓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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