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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에세이] 소통에도 우리 문화가 있다

by JW9 2024.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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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사의 업무용 메신저 팀즈에서는 자신의 상태 설정이 가능하다. 방해하지 말아달라던가, 잠깐 자리를 비웠다거나, 나 지금 바빠, 자리를 오래 비웠다던가. 미리 사전안내 하는 거다. 건드리지 말라고.

우리나라는 업무 소통을 카카오톡으로 주로 한다. 때문에 이런 상태 설정이 불가능하다. 언제 연락이 올 지 모른다. 어떤 이는 프로필 상에다가 “톡 자주 확인 못합니다.” “카톡보다는 문자나 전화 주세요.”와 같은 문구 설정을 해놓는다.

우리 문화는 노크가 아닌 겉기침이다. “똑똑” 보다 “크흠” 이다. 눈치의 문화다. 우리는 명확한 공간 없이 더불어 살았다. 특히, 전통 가옥의 구조를 보면 알 수 있다. 문틀 안에는 얇은 살이 끼어있고 그 위에 창호지로 붙어있다. 소리가 쉽게 드나들 수 있다.

아파트도 마찬가지다. 이전보다 소리 차단이 높아졌으나 층간소음이 종종 발생되고, 아직까진 복도식 형태의 구조보다 방 세 개에 화장실 두 개인 85제곱미터 형태가 다수다. 공간의 구분은 조금 더 명확해졌지만 소리에서 만큼은 여전히 크게 변화하지는 않았다고 볼 수 있다.

두드리고 상대가 경계를 허물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닌 크흠이라는 신호를 통해 묻어나는 것이다. 우리는 경계가 모호한 사이다. 언제든 함께일 수 있고 또 따로일 수도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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