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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의 엉터리라는 노래의 뮤직비디오를 보면 겨울바다 앞에 한 남자가 서 있다가 물에 빠지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다시 나온다. 다른 스토리가 있지 않다. 마지막에 물에서 나온 남자는 급하게 담배갑을 더듬으며 한 개비를 꺼내 핀다.
원테이크로 찍었는데, 그 점도 매우 좋았다. 이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이 다를 것이다. 나는 심히 공감하면서 작품을 봤다. 남자가 추운 겨울 바다 앞까지 갔던 이유는 무엇이고, 바다에 몸을 담갔다가 다시 황급히 나왔던 건 왜일까. 다급히 찾은 담배는 무슨 의미일까. 이런 점이 자연스레 공감됐다.
죽고자 마음 먹어보지 않은 사람, 담배를 펴보지 않은 사람은 쉬이 공감하기 어려웠을 거다. 약 4분 가량의 원테이크 영상과 잔잔한 노래를 듣기 어려워하는 사람도 있을 거다. 예술을 빠르게 음미하려면 배경이 있어야 한다. 혹은 깊은 공감능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예술은 창작도 소비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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