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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관계] 유연해져야 한다.

by JW9 2021. 8.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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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때 일이다. 동아리 축제를 관리하게 되었다. 사회까지 맡게 되서, 바쁘게 나날들을 보낸 적이 있었다. 전체적으로 동아리 준비상황을 확인했다. 힙합동아리와 밴드 동아리 등 음악 동아리들의 리허설을 체크했다. 체크하면서 느낀 것들이 정말 많았다.

무대에 누가 오르는 지 어떤 노래를 하는 지, 사회자가 알고 있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때문에, 각 동아리 별로 확인해야 했다. 각기 다양한 이유로 리허설 참석이 어려울 것 같다며 몇명이 불참했다. 내 입장에서 전혀 이해가 안되는 상황이었지만 웃으면서 넘겼다.

몇몇 친구들의 리허설 공연을 보고 한숨이 나왔지만, 참았다. 음정이 안올라가는데, 어려운 노래를 기어코 하겠다는 친구에게 차분한 마음으로 조언했다. 목상태가 안좋은 거라며 내일은 괜찮을 거라며 그대로 하겠다고 했다. 더이상 뭐라할 수 있겠는가. 알겠다고 했다.

그 친구는 목관리 한다며 당일 무대를 지각했다. 사실 오를까 말까 노쇼를 고민했던 건데 결국 하기로 했다. 덕분에 다음 무대에 오를 친구에게 양해를 구하고 시간을 때웠다. 부랴부랴 뒤늦게 올라왔더니 어제처럼 원키로 노래를 불렀다. 뒤늦게 모니터링 하면서 수치심을 느꼈을 것이다.

밴드동아리의 리허설 무대도 정말 놀라웠다. 소리가 찢어지는데도, 볼륨조절을 안했다. 조언을 건넸지만, 싸가지 없는 말투와 행동으로 가볍게 무시했다. ‘보컬 소리도 안들려서, 줄이면 어떻겠냐’ 며 웃으면서 말을 건넸지만 홍대병이 걸린 건지 말을 전혀 듣지 않았다.

결국 본무대에 그대로 공연을 했다. 다들 귀를 막으며 들었다. 찢어지는 소리 덕분에 무슨 노래인 지 들리지도 많았고, 가사도 들리지 않아 소음만 계속 들었다.

이 상황들을 겪으면서 말랑말랑해져야 하는 이유를 깨달았다. 별볼일 없는 사람들이 오히려 더 고집이 세기 때문에, 애써 건드릴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뭐가 되었든 제멋대로 할 것이 뻔하기 때문에, 굳이 자극하려 들 필요가 없는 것이다. 웃으면서 얘기해도 비웃으면서 충고하는 것처럼 받아들이고, 차분하게 말을 해도 차갑게 쓴소리 하는 사람으로 본다.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 어떤 말이건 그들에겐 자극제가 될 수 있다. 본인 생각과 다른 것들은 전부 아니꼽게 들리기 때문에, 반발심을 자극하는 것은 피하는 게 좋다. 그들이 멍청하고 답답해보여도, 어떤 말도 하지 않는 게 좋다. 괜한 싸움만 일어날 뿐, 결코 얻을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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