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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3

[에세이] 웃음이 나도 웃어서는 안 된다. 바람이 갑자기 불어 중요한 영수증이 뒤로 날아갔다. 그걸 줍고자 하니 우스꽝스러운 자세가 나왔다. 지나가던 두 명의 여자는 얘기를 나누다 웃으면서 대화주제가 자연스레 바꼈다. 그 둘을 보면서 나는 속으로 약간의 저주를 부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으나 이내 접었다. 웃음이 나도 웃어서는 안 되는 거다. 자신을 희생해서 남을 웃기려는 희극배우가 아닌데 말이다. 잠깐 스치는 나의 기분을 위해 그 자리에서 웃어버리면 안 된다. 생각이란 걸 하고 산다면 그럴 수가 없다. 내 기분 좋으라고 남을 돕지 말라고 말한 칸트의 속뜻은 이것이다. 진실성이 흔들리기 때문이다. 이타적인 행동에 대해 진심이 의심받는다면 행위자에게도 결코 좋은 건 아니다. 칸트의 이러한 주장이 주목을 받고 칸트철학이란 말이 생겨난 덕분에 인간의 진정.. 2024. 9. 6.
[에세이] 웃고 다니자 바깥을 돌아다닐 때 입꼬리를 올리고 다니려고 노력한다. 남들이 보면 이상한 사람으로 오해할 수 있다. 그건 남들 시선이고, 밝은 표정은 나를 좋게 만든다. 나 때문에 하는 거다. 뇌를 속이려고 시도하는 것이다. 비가 온다고 우울해지면, 더 우울해진다. 뇌는 정해진 알고리즘을 타는 듯 감정에 쉽게 빠진다. 어두운 것보다 밝은 게 나은 건 나를 악의 구렁텅이로 빠뜨리지 않기 때문이다. 어둠과 밤은 창조의 영역이다. 예술가들이 밤에 대개 작업하지 않은가. 밤에 활동하면 정신건강에 좋지 않다. 밤이 되면 인간은 자연스레 긴장상태가 된다. 어둡기 때문에 동공이 커진다. 감정이 극대화되는 시간이 새벽으로 향하는 때다. 피곤과 우울이 얼굴에 드러날 수밖에 없다. 밝은 기운을 얼굴에 담으려는 의식적인 노력을 한다. 어.. 2024. 6. 1.
[에세이] 웃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자세. 최근 사회초년생인 여성인턴기자를 흉내내는 콩트쇼에 대해 왈가왈부 말이 많다. 준비하지 못한 내용에 대해 앵커가 질문하면, 갈 곳 잃은 눈빛을 하며 말을 더듬는다. 울먹이다 결국은 울먹임을 참지 못하고 자리를 뜨는 내용의 콩트다. 이를 보며, 가볍게 웃는 사람이 있는 가하면, 굉장히 불편한 자세로 보며 불쾌하다 지적하는 사람이 있다. 전혀 불편할 내용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예민하게 받아들일 문제가 아니다. 어떻게 봐야 이것이 여성의 무능함을 표현하는 것인가. 대학생활을 해본 기억을 더듬어보면, 이런 모습의 친구들이 정말 많았다. 조별과제 발표를 억지로 맡게된 건지는 모르겠으나, 말할 때마다 떠는 친구도 있었고 사람들을 마주보지 못하고 발표내용만 달달 읽는 친구도 있었다. 내겐 이 콩트가 대학시절을 회상할 .. 2021.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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