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하는 사람을 “가족” 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오만에서 출발한다. 평생 함께할 거란 확신에 찬 마음에서 나오는 오만이다. 관계란 나와 상대의 마음이란 독립변수에 묶여있는 종속 변수다. 언제고 나 또는 상대의 감정이나 마음이 변한다면 관계라는 결과값은 바뀐다.
나는 사랑이란 감정을 느껴도 상대는 호감 정도의 마음일 수 있고, 상대는 사랑이란 깊은 감정이라고 해도 나는 그만큼이 아닐 수 있다. 오늘은 순대국을 먹자고 말하는 상대방은 내일이 되면 맛있는 피자집으로 가자고 한다. 먹을 것 앞에서도 수십번 마음이 바뀌는게 사람이다.
그런 사람 둘이 붙어 관계를 만드는데 어찌 불안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함께 살던 가족도 남남이 되는게 세상이다. 인간은 오만하고 늘 모순에 빠지는 존재다. 나도 마찬가지다. 그걸 모르지 않지만 그렇다고 오만과 모순에 함몰되어 있어서는 안 된다.
이성에 기대야 하는 이유는 언제든 감정과 오만, 모순에 발이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빠지면 헤어나오기 쉽지 않다. 감정에 사로잡히면 모순에 쉽게 발을 디디고, 오만이란 악마의 손을 잡게 된다. 내 감정이 더 중요하고 사회의 제도나 룰 따위는 눈에 보이지 않게 된다.
조현병은 이 때문에 발현된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는 일이 반복되고, 호르몬 변화로 인해 조증이 나타나고 이 상황이 지속되면서 조현병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감정에 휩쓸려 적당한 수면을 포기하면서 얻게 된 결과값이다. 사회의 시선은 보이지 않고 자신이 만들어낸 망상 속에서 타인에게 불편이나 피해를 끼친다.
이성에 기대야 하는 건 문명사회 안에서 문명을 제대로 이해하고 누리며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문명의 혜택을 받기 위해서 이성에 기대야 된다. 문명인으로서 살아가야 하는 숙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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