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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는 세상에 우리는 모두 탈을 쓰고 산다. 벌어지는 판에 따라 다른 탈을 쓴다. 우리의 가면극인 탈춤을 보면, 각시탈, 하회탈, 병산탈 등 쓰는 가면에 따라 행동이 달라진다. 건장한 사내도 각시탈을 쓰면 춤사위가 요사스럽게 변한다.
사는 삶도 똑같다. 회사, 친구, 연인, 가족 등 상황이라는 놓여지는 판에 따라 달라지지 않는가. 회사에서는 능청스러운 허허실실의 탈을 쓰고, 친구끼리는 장난과 진지함이 껴있는 즐거움을 뒤집어 쓴다.
어느 나라보다 우리의 가면이 더 다양하다. 가면은 얼굴을 가리는 뜻의 한자어다. 영어로는 mask라고 하지 않는가. 우리말로 “탈”이다. 화려하게 모습이 바뀌면 우리는 “탈바꿈했네”라고 표현한다. 탈을 바꾸면 행동과 톤 그리고 춤사위까지 벌어진 춤판에서 자신의 모든게 바뀌기 때문이다.
지난날 탈을 쓰고 재치를 부리던 선조들과 달리 현대의 우리는 그 능력을 쉬이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갈등과 혐오가 만연해지며 허허실실, 하하호호 하지 못하는 우리는 상처를 쉽게 털어내지 못한다. 어쩌면 우리는 한국인의 탈의 문화를 잊어버린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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