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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건 늘 어렵다. 쉽게 정드는 사람이 아니어서, 더 그렇다. 정(情)이란 게 원래 그렇지 않은가. 왜 든다고 하는 건가. 지나보니 생겨져 있어 그렇게 말하는 거다. 정이 생겼다고 말하지 않는다. 정이 들었다고 말한다.
정이 든 걸 없애려면 “정을 떼야 된다.” 라고 말한다. 정신차려보니 붙어있어 없애려면 떼어야만 한다. 한국인이 가진 정서 중 정은 유일하게 물체와 같은 취급을 받는다. 우리는 이런 “정”을 인식하고 소중히 대해야 한다. 점점 잃어가기 때문일 지 모른다.
오늘 계약이 만료되어 떠나보냈다. 나도 모르게 정이 들어버린 마음이 씁쓸함을 만들어내 마음이 오묘하다. 차갑다는 소리를 늘 듣지만, 내 속은 그렇지 않다. 이 마음을 아는 건 몇 없다. 엄마가 잘 알고 있다. 뼛속까지 한국인인가보다. 엄마를 생각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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