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자가 왜 밀림의 왕일까. 밀림에 사는 그 어떤 동물도 건드리지 않는다. 인간이 지정한 것도 아닌데 말이다. 상위포식자라는 걸, 본능적으로 다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잘난 사람도 그렇다. 그가 잘난 걸 모두가 다 안다. 그래서 하지 않는 것이 있다.
잘난 사람들은 절대로 자신의 공을, 자랑하지 않는다. 자랑해서 득될 것도 없긴 하다. 물고 뜯으려는 사람들만 늘어날 뿐, 공을 진심으로 축하해줄 사람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남이 잘한 일을 쉽게 칭찬해줄 수 없는 것이 대부분의 사람 마음가짐이다.
명량해전에서 대승을 거둔 이순신 장군은, 울돌목에서 배 한척으로 133척의 왜군과 대치했다. 물살이 급격하게 바뀌는 지리적 특성 탓에 전세의 흐름이 바뀌자, 11척의 배가 뒤늦게 합류했다. 뛰어난 지략으로 놀라운 결과로 승리를 만들어낸 명량대첩은 지금까지 우리에게 전해져 오고 있는 역사다.
난중일기를 보면 이순신 장군의 깊은 고뇌를 느낄 수 있다. 백의종군 후 복귀한 수군의 상태를 보며, 구석에 앉아 한참을 어떻게 해야할 지 고민했다는 구절을 보면 어떤 사람이었을 지가 어렴풋이 그려진다. 왜놈에 의해 자신보다 먼저 죽은 아들을 떠올리며, 감정적으로만은 대할 수 없던 적을 두고 어떤 마음가짐이었을 지도 감히 상상하기 어렵다.
본인의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기록을 남겼던 것을 보면 우리는 알 수 있다. 잘난 것을 넘어, 위대한 사람은 자신의 업적을 자랑하거나 과시하지 않는다는 것을. 그래서 겸손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교훈을 주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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