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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에세이] 나는 나쁜 사람이다.

by JW9 2022. 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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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팅이 있어 회사로 가는 길에 역앞에 사회복지사가 정기후원 홍보를 하고 있었다. 나를 보고 손짓해서 앞으로 갔다. 내가 왜 그랬던 건지 도저히 이해가 안갔다. 응원한마디 쓰라 그래서 한마디 썼다. 그거면 되는 줄 알았다. 그 뒤로 정기후원 신청서를 내밀었다.

암시에 빠진듯 나도 모르게 다 적었다. 수술비 마련이라고 어쩌고 얘기하며 높은 금액을 유도하길래, ‘나 먹고 살기도 바쁘다’며 적은 금액으로 체크했다. 차라리 벼룩의 간을 빼먹지. 나 먹고 살기 바쁜데 나에게 이런 시련이 오는 가 싶다. 나쁜 사람이라 생각하고 사는 내가 왜 이런 곳에 자연스레 이끌리는 건가 의문이 들었다.

나는 이타심보다 이기심이 높다. 이기심에서 이타심이 나온다고 믿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여유가 부족한 나에게 지금 이런 것들은 필요없다고 생각한다. 나를 동정해주는 이도 없는데, 내가 누굴 동정하는가. 그럴 재량도 능력도 안되기에, 나부터 잘 살아야 한다. 그 뒤에 도움을 생각해야 한다.

그럼에도 예전에 정기후원을 또 했었다. 결국에 지갑이 쪼들려서 후원을 끊었다. 나는 좋은 사람이 아니다. 지갑이 얇아지면 나는 또 후원을 중단할 것이다. 나쁜 사람이니까. 생존 앞에서는 나부터 찾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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