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구나 지인이 나에게 고민을 털어놔도 입을 다물고 있는 게 제일 좋다. 방향성이나 대안을 제시하는 것은 그리 좋지 않다. 쓴소리를 하면 더더욱 좋지 않다. 공감과 위로의 말도 솔직히 안하는 게 제일 좋다.
진정한 공감은 충분한 이해가 바탕이 될 때 나온다. 위로 역시 그러한 공감이 뒷받침될 때 진정성이 묻어날 수밖에 없다. 공감과 위로를 꼭 말로 할 필요도 없다. 그냥 옆에 있어주는 것으로 나름 도움이 된다. 사실 그걸 바라고 찾아온 것이다. 나에게 고민을 털어놨다는 건, 그 전에 수많은 고뇌를 한 후에 나를 찾아온 것일테니까.
직언 직설은 최악이다. 고민에 대한 피드백 뿐만 아니라, 상대의 무례한 행동이나 생각들을 내뱉는 것에 대해 직언과 직설을 하면 최악의 상황만 나타난다.
내가 그랬다. 한때 친구라고 말했던 멍청한 지난 날에, 상대는 무례한 행동과 답이 없는 생각들을 말로 내뱉었다. 나는 직언을 했다. 같이 다니는 사람 입장에서는 짜증난다. 직언을 하지 않으면 안될 정도였으니까. 그 결과는 노답이었다.
상대의 변화를 바랐지만 변화는 나에게 찾아왔다. 포기하고 만나지 않는 것. 만날 때마다 스트레스 받을 바에, 유튜브 영상하나 보는 것이 더 유익하다 생각이 들었다.
주변 친구들이 나에게 고민을 털어놓으면, 먼저 가만히 듣는다. 나에게 조언을 원하는 지, 공감과 위로의 말이 필요한 지 혹은 그냥 들어주기를 바라는 건지 파악한다.
왠만하면, 의견을 피력하지 않는다. 공감과 위로도 잘 안하려 한다. 공감과 위로가 말로 필요할 때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냥 듣는 것 자체가 힘들긴 하다. 신경써서 듣는 것은 더 어렵다. 그래도 그렇게 한다. 그것만으로도 상대는 위로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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