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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나를 지키려면 노력해야 한다. 집이 있는 건 소비의 여유를 만들어준다. 모든 사람이 집을 살 수 있다는 생각을 느끼게 한다면 사람들은 열심히 노력하고 나아가 소비여력을 충분히 만들게 된다. 대형마트가 건재할 수 있었던 건 소비여력이 있는 4인 가정이 많았기 때문이다. 내 집 하나 마련하고 아이들 먹일 것, 입힐 것들을 사러 주말에 나오는 거다. 지금은 대형마트가 줄줄이 사라지고 있다. 결혼하지 않는 사람이 늘어나서이기도 하겠지만 내집마련의 희망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도 늘어나서이기도 하다. 노력하면 된다는 마음은 자본주의가 낳은 긍정적 효과였다. 그러나 이게 사라지면 자본주의는 무너진다. 무너지면 무슨 일이 생길까. 무질서가 횡행하게 된다. 돈벌려고 노력하지 않고 남의 걸 빼앗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노력해도 안된다고 느끼는 무력감은 .. 2026. 4. 3.
[에세이] 글쓰기는 나를 표현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내 글을 읽다보면 어조가 강하게 느껴질 때가 있을 수 있다. 나는 평소 말하는 것과 다르지 않지만, 글로 풀어내면 읽는 이로 하여금 차갑고 강한 느낌을 받는다. 단어는 차갑더라도 말하는 톤이 차분하면 그리 강하게 느껴지지 않고 약간의 시니컬함 정도로 받아들여지지만 글은 다르다. 억양과 말하는 사람의 느낌이 전달되지 않아서 그렇다. 때문에 글쓰는 사람은 그런 의도가 아니었음에도 읽는 이의 느낌과 가치관에 따라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 이건 내가 어찌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읽는 사람을 생각해 글을 쓰면 그건 내 글이 아니다. 읽는 사람을 배려한다고 내 글쓰기를 바꾼다면 또 하나의 “내”가 사라진다. 글쓰기는 어디까지나 나를 표현하기 위한 하나의 도구이자 수단일 뿐이다. 나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다면.. 2026. 3. 8.
[에세이] 소개팅이란 나를 알아보는 시간이다 소개팅은 나를 알아보기 위함이다.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때문에 스스로에게 묻고 싶었던, 혹은 물어본 적이 없던 질문을 상대방에게 해야 한다. 내가 사는 동네의 어떤 점이 좋은가, 살면서 겪었던 일 중 황당했던 건 무엇인가. 어린 시절 가장 추억으로 남는 일화는 무엇인가. 그 밖에도 많은 질문이 있다.질문을 하면서 상대의 답도 듣고 또 나를 생각해보면 된다. 잊고 있던 때가 다시 떠오르고, 답변도 요즘엔 하지 않았던 표현으로 나오기도 한다. 이런 질문은 서로 간에 경계를 누그러뜨리면서 선이 잠시나마 흐려진다. 이렇게 대화를 나눌 때 그 시간이 즐겁고 도움이 된다. 어차피 소개팅해서 잘되리란 보장도 없지 않은가. 2026. 2. 3.
[에세이] 나를 잃을 각오로 사랑하는 것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 몇 권을 읽었다. 이전에 몇 권 읽고 최근에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를 읽었다. 사랑을 위해 나를 버릴 수 있는가, 버리지 못하는가에 따라 결말이 다르다는 걸 느꼈다. 사랑이란 그런 거다. 나를 잃을 각오로 사랑하지 않는다면 혼자 사는 게 낫다.나는 나로서 존재하는 게 맞다. 그리고 또 아니다. 누군가에게 영향을 받으면서 살아가니 순전히 나로서만 살아가는 건 아니다. 사랑의 종착이 무조건 결혼은 아니겠지만, 깊게 들여다볼 수 있는 순간임은 맞다. 내가 아닌 나를 또 발견하고 그 “나”는 이전의 나와 옴팡지게 싸우니 말이다. 2026.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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