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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에세이] 나를 지키는 방법

by JW9 2023. 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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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브랜드에서 일을 할 때였다. 손님으로 온 사람이 나에게 심하게 말을 한 적이 있다. 인격 모독 수준이었다. “여기 그만둔다고, 다른 계열에서 일할 수 있을 것 같냐.” “입고 있는 옷,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돈을 주겠다.” “그 표정이 X 같아서 마음에 안든다.” 이 밖에도 30분 가량 심한 욕설을 했다.

상대가 자기 자랑을 늘어놓으며 나에게 협박성 멘트를 늘어놨지만 멍때리며 들었다. 장점이라면 장점일까. 남에게 관심도 없고 별 생각이 없다. 걔가 뭐라 하건 나는 시간 보내고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다. 당시 잃을 것이 없는 나는 상대를 망가뜨릴 자신이 넘쳤다. 그런데 그 상대는 무슨 자신감으로 나를 짓밟으려 했는지 잘 모르겠다.

당시 내 표정을 봤으면 그런 소리가 나오다 말았어야 한다. 눈치가 있는 사람이었다면 적당히 하다 끝내는데 그때 그 사람은 눈치란 건 하나도 없는 족속이었다. 만약 가족 이야기나 내 역린을 건드리는 소리가 나왔다면 그 사람이 하고 있는 일은 다시는 하지 못했을 거다.

알고보니 다른 매장에서도 그런 몰상식한 짓을 일삼고 다녔다고 한다. “연봉 3천만원 미만이랑은 대화도 안한다.“ 등 모욕성 발언을 서슴치 않았다고 한다. 여러차례 직원들에게 심한 말을 했고 이와 관련해서 본사에도 보고가 되었다. 때문에 회사에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던 인물이었다고 한다. 내 한계치를 넘는 말을 했다면 가능한 방법을 모두 동원해서라도 상대를 부쉈을 거다. 그 사람은 그렇게 해야 깨달을까 말까하는 부류다.

잃을 게 없는 사람이 가장 무섭다. 눈치가 있다면 그 눈만 봐도 느낌으로 안다. 건드리면 안되겠다는 분위기를 느낀다. 잃을게 많은 사람은 주위 신경을 많이 쓴다. 나를 지키기 위해 상대를 배려한다. 상대의 입장도 중요하다고 인지한다. 나의 시간도 소중한만큼 상대의 시간도 중요하다. 잃을 것이 많은 사람일 수록 더 매너있다. 매너있게 행동하는 건 나를 지키는 방법 중에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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