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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에세이] 꿈을 꾼다

by JW9 2021. 10.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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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으로 힘들었을 때, 이상한 꿈을 한달동안 꾼 적이 있다. 잠들기 싫었던 날도 있었다. 깨고 나면 그 후유증이 꽤나 길었다. 눈을 떴을 때나 감았을 때나 다를 것이 없으니, 더 힘들었던 것 같다.

잠에 들면, 뇌는 외부로부터 감각입력이 차단된다. 입력되어 있는 머릿속 정보들을 재가공해 새로운 정보인 마냥 다시 받아들인다. 소의 되새김질 처럼 말이다. 꿈의 내용이 대부분 비현실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감각입력이 차단된 뇌는 말도 안되는 상황들을 만들어내고, 꿈속의 우리는 그대로 믿고 있다. 스트레스를 받은 뇌는 이런 식으로 디스크 정리를 한다. 눈을 떴을 때, 조금은 개운한 느낌이 들기도 하는 게, 뇌의 디스크 정리 덕분이다. 그리고 시간이 조금 지나면, 꿈속의 내용들이 휘발된다.

낮에는 제정신으로 살아야 한다. 다시 출근해야 되고, 사람들을 만나야 한다. 그래서 뇌는 밤이 되면, 디스크 정리를 다시 또 시작한다. 미치지 않기 위해서. 역겨운 하루였다면, 디스크 정리가 조금 고달플 수도 있다. 조금은 편안한 하루였다면, 잠깐이나마 행복한 시간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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