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중학교 2학년 때는 남녀 가리지 않고 잘 어울렸다. 시간이 지나니 남자 아이들의 시기어린 질투와 함께 나를 따돌렸다. 굳이 그들과 어울리려 애쓸 필요가 없었는데 남자 무리에 끼기 위해 여자애들과 멀어졌다. 돌이켜보면 정말 멍청한 선택이었다.
나는 나대로 그냥 지냈으면 됐다. 뇌의 급격한 확장으로 인해 혼란스러운 사춘기 시절, 나의 오판은 인생의 오점이 되었다. 아쉽지만, 지난 일이다. 슬프지는 않다. 그때의 나도 나다. 그 선택이 잘못됐지만 그때의 나에겐 그게 최선이었다. 누구를 원망할 필요가 없다. 굳이 따지자면 남녀 교육에 대한 부재가 만연한 국가에게 일부 책임이 있겠지만.
나를 지키는 것은 그런 것이다. 내 생각, 가치관, 사고가 휩쓸리지 않는 것. 외부요인에도 불구하고 꺾이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냥 나대로 두는 것. 그게 나를 지키는 것이었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 최근 관용구로 표현되었으나, 그것보다 그냥 나대로 두는 것이 중요하다.
728x90
반응형
'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에세이] 기분 좋은 날. (1) | 2024.01.21 |
---|---|
[에세이] 경제적 풍요와 빈곤은 인과관계다 (0) | 2024.01.21 |
[에세이] 단점만 보려면 끝이 없다 (0) | 2024.01.19 |
[에세이] 나를 마주하는 일 (0) | 2024.01.18 |
[에세이] 쉬운 것을 선택하는 이유 (0) | 2024.01.1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