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트맨은 고독한 존재다. 본래의 모습은 웨인 그룹의 재벌 총수로 가면을 쓰지 않을 때도 고독하다. 그의 정체를 아는 사람은 레이첼과 알프레드 그리고 폭스 셋 뿐이다. 조커가 등장한 이후 사람들은 배트맨을 옹호하지 않는다. 계속해서 일을 벌이는 조커를 보며 불안함에, 배트맨을 향한 지지를 철회한다.
반면, 조커는 고독하지 않다. 그 시기를 오래 전에 지나왔다. 아무도 그를 모른다. 지문도, 주민등록도 없으며 옷의 상표도 없다. 그를 특정지을 수 있는 소재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그럼에도 항상 웃고 다닌다. 정체가 탄로날까 가면을 쓰고 다니는 배트맨을 보며, 재미를 느낀다. 정체가 없는 조커와 달리 본래의 모습을 가진 배트맨과 게임을 하고 싶어한다.
배트맨은 투페이스를 설득하지 못했다. 자신을 추종하는 여러 시민들을 설득하지 못했다. 가면을 쓰고 갱단과 싸우는 시민들에게 “도움은 필요없다”라고 냉정하게 말하며 자리를 떠난다. 조커는 그렇지 않았다. 사람들을 어떻게 구워삶았는지 그를 따른다.
배트맨에겐 없는 영업능력이 조커에겐 있다. 배트맨에 정신팔려 자신의 기업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 웨인. 자신의 기업에서도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한다. 조커는 직접 전면에 나서면서도 명령을 내리지 않는다. 함께하는 이들은 알아서 자기 할 일을 수행한다.
이 둘은 무엇때문에 다른 행보를 보일까. 리스크의 차이 때문이다. 잃을 것이 많은 배트맨과 달리 조커는 잃을 게 없다. 은행에서 턴 돈을 고민없이 태워버린다. 세상을 혼란스럽게 만들 총, 바주카 같은 것만 있으면 된다. 배트맨은 자신의 기업, 사랑하는 레이첼도 있다.
영화를 볼 때 잃을 게 없는 조커가 매력적으로 비치는 이유는 제 멋대로 행동하며 예측이 불가능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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