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쉬운 것을 선택하는 이유

저급한 쾌락에 빠지는 이유는 의식적으로 그런 쾌락을 선호하기 때문이 아니라 저급한 쾌락이야말로 자기가 접근할 수 있다거나 그나마 오래 즐길 수 있는 유일한 쾌락이기 때문이다.
- 존 스튜어트 밀

성취를 이뤄내 만족을 느끼는 것은 노력이 따른다. 에너지와 비용이 투입된다. 투입 대비 환원되는 것이 적을 수도 있다. 아니면 더 클 수도 있다. 그 크기를 모르니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는 것에 조심스럽다. 낭비되는 에너지가 아깝기 때문이다.

저급한 쾌락은 쉽다. 선택만 하면 결과를 알 수 있다. 완벽주의자에게는 마약은 큰 유혹거리가 된다. 무엇인가를 시작하면 완벽하게 해야 한다는 강박은 나를 더욱 옥죄어 온다. 마약을 유일한 탈출구로 생각하게 된다. 지금 상태에서 마약은 내가 접근할 수 있는 가장 간편한 대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회피하고자 마약을 선택한다.

매춘에 빠지는 사람도 비슷하다. 쉽기 때문에 그렇다. 노력 대비 결과가 확실하다. 인간은 불확실성을 싫어한다. 존재 자체가 불완전하기 때문에 그렇다. “인간이란 무엇인가?”는 향연에서 플라톤이 던진 주제다. 데이비드 흄의 저작물의 제목이기도 하다. 이런 질문을 던지는 것 자체가 인간이 불안하고 불완전한 존재라는 것을 인정하고 있는 셈이다.

아인슈타인은 양자역학의 불확정성 원리를 부정했다. 위치와 운동에너지를 동시에 측정할 수 없다는 것은 자신이 쌓아온 근간을 뒤흔드는 주장이었기 때문이다.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다. 그래서 새로운 것을 수용하기 힘들어한다. 과학의 발달로 조금은 개선되었지만, 아직도 지구는 평평하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고 달에 성조기를 꽂은 영상이 합성이라고 믿는 사람이 있다.

이 모두 인간은 불안하고 불확실한 존재이기 때문에 그렇다. 그래서 확실한 것을 찾고자 한다. 공무원이 한때 인기직업으로 순위에 올랐던 것도, 유튜버가 오늘날 인기직업 순위에 오른 것도 이와 같다. 공무원은 안정성이 보장되어 있고, 유튜버는 고용불황으로 인한 불안심리가 반영된 결과다. 인간은 확실하고 쉬운 것을 선호하기에 경우에 따라 마약에 손을 대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