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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정맥류 진단을 위한 다리 모델 아르바이트를 했다. 속옷라인 정도까지 초음파 측정을 한다고 공지받았으나, 사람 잘못 걸려 성기까지 줄곧 닿아야만 했다. 어이가 없다. 대퇴동맥이 성기에 있나 싶다. 대퇴근과 성기 사이 굴곡진 부분에서 측정하면 된다. 음푹 들어간 곳이기에 쉽게 화면상에 보인다.
같은 곳을 여러 차례 왔다갔다 했다. 음낭에서는 측정이 안 된다. 왜 자꾸 들이미는가. 이건 이론 부족에서 오는 실수다. 끝난 뒤에는 성기까지 하는 줄 몰랐다며 비아냥 대긴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속이 풀리지 않았다. 친구의 부탁으로 온 거긴 했지만, 고작 그 돈 받으려고 수치심 느끼고 싶지 않았다.
젤은 젤대로 다리 전체에 묻어 찝찝하게 닦아내야 했다. 썩은 표정 덕에 나의 기분은 더 안 좋아졌다. 연습하러 내려가는 길 입꼬리를 올리고 있다. 쉽게 뇌를 속이는 방법이니, 기분전환을 위해 글을 쓰며 입꼬리를 광대처럼 올리는 중이다. 돈을 위해 감정이 더렵혀지는 일에 발을 디뎌선 안 된다.
창녀는 몸만 망가지는 게 아니다. 정신도 망가진다. 정신과 육체가 따로 노는 것 같아도 나름 끈끈하게 연결되어 있다. 돈을 위해 몸을 내다 놓았지만 그 안에는 감정까지 함께 던져져 있다. 몸이 지치면 감정도 부정적이게 되며, 부정적 감정은 다시 육체를 피로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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