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든 것이 내 맘대로 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나 세상은 그러지 못한다. 사실, 모든 것이 내 맘대로 된다면 세상은 지루하기 짝이 없을 것이다. 처음에야 좋겠지, 그 감정은 오래 가지 못할 것이다. 뭐든 내가 마음먹은 대로 되니 세상이 쉬워보이는 것이 아닌 너무나 우스워보일 거다.
단체여행 중에 모든 것이 자기 손아래에서 진행되어야 되는 손님을 만났다. 장거리 여행이라, 정해진 시간에 움직이려면 하행길에는 휴게소를 한번만 거쳐가야 했다. 정체되는 구간에서 그 손님은 휴게소를 지나친 뒤에야 왜 휴게소를 정차하지 않느냐고 히스테리를 부렸다. 용변이 급하다는 이유에서다. 미리 얘기를 했다면 정차를 했을 것이다.
무엇보다 정체 구간에서 휴게소를 들렸다면, 하루 스케줄이 다 망한다. 웃긴 건 그러고 한참 뒤에 휴게소에 정차했는데 평온했다. 실수한 것도 아니다. 사실은 급한 것도 아닌데, 거짓말하며 그렇게 행동한 것이다. 여행지 중에, 섬을 둘러보고 오는 곳이 있었다. 섬 밖으로 이어지는 다리를 건너겠다고 오기를 부렸다. 출발 30분을 남기고. 그 사람은 섬을 한바퀴도 다 둘러보지 못했다.
여행은 변수의 연속이다. 나혼자 여행이라면, 맞닥트릴 변수는 적다. 그러나 단체여행은 그렇지 않다. 많은 이가 함께 움직이기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변수는 수배로 늘어난다. 여기서 모든 것이 다 내 맘대로 되어야 하는 고집이 필요할까? 고집도 상황봐가며 해야한다. 상황 파악 못하고 부리는 고집은 소신있고 당당한 것이 아니다. 그냥 똥고집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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