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시대12 [에세이] 이제 없다. 정이란 건 이제 없다. 정을 우리나라 특유의 문화라고 얘기했던 때와 지금은 너무나 많은 것들이 달라졌다. 현재는 공동체주의 성격이 강했던 지난 날의 사회 분위기와 너무도 대비된다. 모두가 가난했던 시절에는 밀밭에서 몰래 밀을 따 껌처럼 씹고 다녔고, 사과 서리도 했다. 그때는 그랬다. 몰래 먹는 사과는 어떤 열매보다 달았다. 워낙 먹을 것이 없었으니, 먹을 것만 보면 눈이 돌아갔다. 현재, 대부분의 사람들이 음식에 대한 결핍에서 벗어났다. 무한리필 가게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먹고 싶은 만큼 먹을 수 있다. 먹을 것에 대한 접근이 굉장히 쉬워졌다. 경제성장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 빈곤에서 벗어나다 보니, 그 이상의 욕구를 찾기 시작했다. 소유에 대한 개념이 정립되고, 개인주의 성향이 나타났다. 더이상,.. 2022. 3. 6. [에세이] 우상이 되고 싶다면. 공동체주의였던 지난 날에는 아웃사이더가 힙한 존재였다. 우상과도 같았다. 그 시절, 혼자서 무언갈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았다보니, 혼자 있는 걸 즐기는 일은 정말로 어려웠다. 집안에서는 쉬는 날이 되면 무조건 티비를 볼 수밖에 없었고, 아이들은 바깥에서 친구들과 모여 자치기나 술래잡기와 같은 놀이를 했다. 개인주의가 당연해진 요즘은, 인사이더가 우상이 되었다. 혼자있어도 심심하지 않아졌다. 그러다보니, 바깥을 나가지 않아도 실내에서도 재미를 찾을 수 있다. 넷플릭스, 웨이브, 유튜브만 해도 하루를 너무나 쉽게 날릴 수 있다. 게다가 인간관계에 연연하지 않으려는 생각들이 만연해지다보니, 어느 자리에서나 어울리는 사람들이 대단해보일 수밖에 없다. 어떤 이의 동경이나 호감을 살 수 있는 건 그 대상이 시대의.. 2022. 2. 18. [에세이] 달라서 그럴 뿐, 핀잔을 줄게 아니다. 예능에서 1초 음악맞추기 게임을 하면 김희철이 압도적으로 잘하는 것을 다들 한번쯤 봤을 것이다. 노래 뿐만 아니라, 그 노래의 포인트 안무라거나, 웃음포인트를 잘 캐치해서 표현한다. 과연 김희철이 노래를 누구보다 많이 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음악을 싫어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우리 모두가 음악을 듣는다. 지금까지 자신이 살아온 세월을 생각해보면, 정말 많은 노래들을 들었다. 다만 기억에 남는 것들이 많지 않아서 그렇다. 전적으로 나의 취향에 맞는 것만 기억에 남기기에, 나만의 플레이리스트는 스펙트럼이 좁을 뿐이다. 팝송을 좋아하는 이라면, 그 사람은 김희철보다 팝송을 많이 알 것이다. 힙합을 좋아하는 이라면, 힙합을 더 많이 알고 있을 거다. 단지 김희철은 자신이 TV로 접했던.. 2022. 2. 3. [에세이] 한결같을 수 없는 이유 우리는 변함없는 것을 원한다. 내가 나고 자랐던 고향. 학창시절의 소중한 추억이 있는 나의 모교. 나를 향한 연인의 마음. 모든 것들이 변해가기에, 변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들이 있다. 내가 나고 자란 고향은 변함없을 것 같지만, 시간이 지나 찾은 고향의 모습은 전과는 사뭇 다르다. 도로가 깔리고, 우리집 옆에 있던 이웃집이 허물어지기도 한다. 나의 모교도 변한다. 체육관이 새로 지어지기도 하고, 높이조절이 없던 책상과 의자, 분필가루 휘날리던 모습은 이젠 없다. 나의 하소연을 언제든 받아줄 것 같던 연인도, 본인 일에 지쳐 푸념을 들어줄 여유가 없을 때도 있다. 모든 것이 한결같을 수 없다. 변화가 없는 곳에는 도태만이 있기에, 생존을 위해서 모든 것들은 끊임없이 변한다. 하물며 나조차도 컨디션이 매일 .. 2022. 1. 2. 이전 1 2 3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