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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에세이] 세상은 이성으로 돌아가야 한다.

by JW9 2024. 5.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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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운수 좋은 날이다. 볼일을 보고 돌아오는 버스에서 술에 취한 승객이 탔다. 비가 추적추적 오는 날씨에 탑승하려다 취객이 발을 헛디딜 뻔했다. 그걸 봤던 버스 기사님은 의자에 앉아서 가라고 했다. 승객은 역시나 말을 듣지 않았고, 뭐라 하는지 모르는 듯 보여서 내가 말을 건넸다.

“위험해보이니 앉아 가라고 하신다” 라는 말을 건네니 왜 말을 들어야 하냐는 날 선 답이 돌아왔다. 그래서 “여객 운수법이 그렇습니다. 기사님 말을 들어야 해요. 안 그러면 내려야 합니다. 세상이 많이 각박해졌죠. 법이 그럽니다.” 달래듯 얘기했으나 취한 사람을 상대로 무슨 말을 하겠는가.

“저는 내릴게요. 아저씨도 같이 내리셔야 할 수 있어요. 앉아가세요.” 했으나 결국 말을 듣지 않았다. 집 근처 정류장에는 파출소가 있는데, 극도로 화가 난 버스기사님은 결국 취객을 파출소로 인계했다. 본의 아니게 파출소로 동행해서 상황 설명을 하고 나왔다.

삶이 나아지면서 네 것, 내 것 구분이 되기 시작했다. 소유권이 분명해지게 된 것이다. 그와 함께 책임소재도 분명해졌다. 네 책임, 내 책임이니 따질 수 있게 되면서 법이 개정된 것이다. 사고 없이도 운행 중에 버스 내 승객이 다치면 기사의 책임이 될 수 있다. 그런 상황이 발생하면 버스 회사의 책임보험과 승객의 보험사와 부딪히는 일이 생긴다. 일이 커지게 된다.

이제는 세상이 달라졌다. 네 것, 내 것 구분하게 된 세상이다. 정이 없고 차갑다고 느낄 수 있다. 어쩌겠는가.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한다. 적응해야 한다. 계산적이라고 불만을 가질 것이 아니다. 제 시간에 버스는 오고 열차는 떠난다. 발전된 국가일수록 모든 것이 계산대로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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