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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인종 소리에 별 의심없이 문을 열었다. 리모델링 때문에 서명을 받으려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문을 열었더니, 교회였다. 나는 종교가 없지만 다른 가족이 교회를 다니다보니 현관문 위에는 교회 스티커가 붙어있다. 그걸 봤음에도 초인종을 눌렀다.
“골키퍼 있다고 골 안 들어가는 게 아니다” 라는 심보인 건가 싶었다. 장로회와 같은 흔히 들어본 종파는 아닌듯 보였다. 더욱 가관인 건 정신적으로 아픈 아이를 데리고 왔다는 거다. 주말이었는데, 교복을 입고 학교 목걸이를 패용하고 있었다.
행동 거지나 말하는 것이 남들과 달랐다. 그런 아이를 데리고 여호와를 논하며 교회를 다니라고 설파하는 꼴이 같잖아서 문을 닫아버렸다. 그런 것을 계기로 종교를 갖게 되면 그건 좋은 것이 아니다. 칸트도 그렇게 말하지 않았는가. 진정한 선(善)은 무동기에서 시작된 것이라며.
약함, 아픔을 이용하면 안 되는 것이다. 휠체어로 출근시간 지하철의 운행을 방해하는 것이 당연한게 아니다. 의도가 명백히 깔려있는 그런 행동은 사람들의 호의를 살 수가 없다. 그러라고 그리스도가 하느님을 믿고 자신을 따르라고 했을까. 그 시간에 성경 한 구절 더 읽고 마음을 정진했으면 좋겠다. 그게 종교인으로서 할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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