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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에세이] 한국인의 문화유전자가 발현되는 순간

by JW9 2024.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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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하고 따지자는 거야?” 의견이 부딪혀 갈등으로 치닫으려 할 때 나오는 말이다. 이 말이 나오면 분위기가 수그러 든다. 따진다는 건 시시비비를 가리지는 것이며, 네 책임과 내 책임을 나누어서 잘잘못을 재보자는 뜻이다. 재는 건 우리에겐 어울리지 않는다.

따진다는 건 계산해보자는 말이다. 사람 사이에 계산이 들어간다는 건 한국인에게는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때문에 눈치껏 가볍게 넘어간다. 여기서는 포용의 문화가 엿보인다. 정(情)에는 계산이 없다.

덤으로 주는 나물에도 얼마큼의 양이 더 들어가는 지 모른다. 한 움큼이라 할 지라도 조금 쥐어서 더 얹는 걸 수도 있고 한 손 가득 집어서 주기도 한다. 그 양이 몇 그램이 되겠는가.

따지자는 건 정을 무너뜨리겠다는 거고, 우리에겐 싸움을 거는 게 된다. 마치 1-200년 전 미국 서부에서 일어나는 일대일 장검 결투를 신청하는 꼴과 같다. 대개 “나랑 따지자는거야?!” 라는 말이 나오면 수그러드는 이유가 한국인의 문화유전자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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