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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에세이] 내 코가 석자다

by JW9 2021. 7.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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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사고로, 학생들이 사망하는 사례가 종종 뉴스에 보도된다. 체육관이 무너지거나, 해상 사고로 수많은 학생을 비롯한 다른 일반인까지 목숨을 잃었던 일도 있었다. 우리는 가까운 곳에서 혹은 먼발 치에서 다른 이의 죽음을 보게 된다. 죽음은 당연한 것이다. 다만, 자연사가 아니라 많이 안타까울 뿐이다.

애도하는 건 좋다. 소중한 사람의 죽음을 기리는 건, 당연한 도리다. 그러나, 공공장소에서 몇년동안 사고피해자를 기리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공적인 목적을 위해 희생한 것도 아님에도, 모든 국민에게 슬픔을 강요하는 건 또다른 폭력이라 생각한다. 언제까지 많은 이들이 오가는 거리에 사고발생 피해자의 추모관이 존재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국민을 위해, 국가를 위해 희생하고 그 사고로 목숨을 잃은 분들은 이만큼 대우받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나의 외할아버지는 6.25 전쟁으로 심한 후유증에 매일 밤을 앓으셨다. 다리에 총알이 박혀있어, 걷는 것이 불편하셨다. 전쟁의 후유증이었을까. 술을 자주 드셨다. 전우가 죽는 것을 두 눈으로 봐야 했고, 끝나지 않는 전쟁을 끝내기 위해 그 시체를 밟고 넘어가야 했을 것을 생각하면, 그 정신적인 충격은 감히 이해할 수 없다. 국가유공자를 수차례 신청했지만 국가유공자를 인정받지 못했다.

내 코가 석자라, 각자 자기 삶을 챙기기 바쁘다. 이런 슬픔을 강요하는 공간이 계속해서 남아있다면, 전혀 관련없는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느낌만 찝찝하게 남겨줄 뿐이다. 해당 사고에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던 이에게 화풀이를 해야 한다. 아무 관련없는 국민들에게 하는 기억강요는 여기까지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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