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임승차는 어디에나 있다. 세상에는 제정상인 사람만 있지 않다. 법이 있어도 위반할 사람은 위반한다. 범죄자가 있으니, 경찰과 사법부가 존재한다.
조별과제 한번 하면, 이런 사람이 있나 싶을 정도로 병신새끼들을 경험할 수 있다. 클럽가서 노느라 자료조사 땡땡이 치거나, 모임을 불참하고 연인과 기념일이라서 할일 미뤄달라 요청한다. 알고보면 그냥 딴거하려고 거짓말한 거다. 자기가 발표하겠다고 당당하게 해놓고, 발표날 안나오는 일도 있고 김김진진우우를 시전하는 사람도 있다. 보노보노 피피티로 발표하는 조도 있었고, 보이지도 않는 작은 크기의 감성적인 폰트로 슬라이드를 꽉 채운 조도 있었다. 그마저 대놓고 보며 읽는데, 잘 보이지 않으니 버벅거리는 인간도 있었다.
조별과제를 준비하는 시작이 보통 잘못됐다. 자료조사 역할을 서로 하려고 피튀기는 싸움을 하는 등, 역할 분배에 중점을 둔다. 그렇게 남는 건 늘 발표자리다. 순서도 보통 자료조사 후에 PPT를 준비하고 예상질문을 만드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사실 조별과제는 발표가 핵심이기 때문에, 발표자의 입맛에 맞게 자료조사와 피피티가 만들어져야 한다. 발표자가 원하는 자료를 지시하고 피피티에 관여해야 한다. 최종 발표 전에 팀원들 앞에서 리허설을 해보고, 예상질문을 작성하고 대본 수정을 하는 것이 유토피아다.
나는 내가 다 했다. 발표를 맡았고, 지시를 했지만 제대로 해오는 인간이 하나도 없었다. 드래그와 복사 붙여넣기. 피피티 템플릿 찾아서 드래그와 복사 붙여넣기의 향연. 결국은 내가 다시 손을 보고 피피티를 전부 뜯어고쳤다. 날로 먹는 건 회로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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