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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15

[에세이] 아리랑이란 우리 마음의 표현 “나를 버리고 가신 임은 십리도 못 가서 발병난다” 아리랑의 가사는 임을 향한 저주일까? 아니다. 상대도 나처럼 아플 것이란 말을 하는 것, 그뿐이다. 이러한 나를 두고 떠나니 결국 후회하며 아파할 거라는 말이다. 이 가사는 오늘날 밈과 뉘앙스가 유사하다.“헤어지자고? 나 지금 이렇게 예쁜데?”라는 밈의 대사를 보면 느낌이 비슷하다. 상대방이 후회할 거란 의미가 비슷하다. 에둘러 표현하는 점에서도 공통점이 있다. 다만 화자의 태도와 시공간의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 아리랑은 상대가 떠나간 시점에서 먼 대상에게 푸념하듯 털어놓지만 요즘 밈의 대사는 이별이 종결되지 않은 현시점에서 말을 한다. 떠나지 말라는 표현을 “나 이렇게 예쁜데?”라는 자신감있는 말로 바꿔 이야기 하는 것이다. 직접적인 표현보다는.. 2025. 2. 2.
[에세이] 표현에 주의하라 단어를 쓰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예를 들면 “~해주는 것”. 애를 낳아준다거나, 내가 청소 해준다거나. 이 말을 하는 순간 발화자는 상대로 하여금 위계를 설정하는 것이다. 내가 위에 있으나 자비를 베풀어 원하는 바를 대신 해주겠다는 뜻이 된다. 사랑하는 사이에서는 쓰면 안 된다. 서로 헌신하는 것이 당연한 관계인데, 마치 일방적 희생인 것처럼 표현하면 할 수 있는 말이 없다. 사랑을 측정할 수 있는가. 2시간 이상 통화하면 정말 사랑하는 것이고, 30분 통화하면 덜 사랑하는 것인가. 내가 이만큼 했으면 상대가 이정도는 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드는 건 상대를 사랑하지 않는 것이다. 재기 시작하면 관계가 꼬인다. 남녀의 만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끌림이다. 끌려서 만나면 서로 재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서.. 2024. 10. 8.
[에세이] 귀여운 말이 사랑받는다. 아이, 언니, 엄마, 아빠, 오빠, 누나, 호칭을 나타내는 우리 말은 어감이 귀엽다. 이 단어들은 말을 할 때 비음이 섞인다. ㅇ과 ㄴ이 비음이기 때문이다. 비음은 소리 위치가 높으며 호흡이 위로 가볍게 올라가며 소리를 만든다. 아이가 제일 처음 말을 배우는 건, “맘마” “엄마” “빠빠”와 같이 비음이 있는 단어이거나 이중자음이 들어간 단어다. 아이는 성대와 후두의 길이가 매우 짧다. 소리를 낼 때 자동적으로 비음 위치로 향할 수밖에 없다. 닫히는 발음이 강한 ㄱ, ㄷ, ㅂ 과 같은 받침이 들어간 단어는 말하기가 어렵다. 소리 위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압”이란 단어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ㅇ이라는 비음이후 벌어지는 ㅏ의 모음이 따라온다. 그리고는 ㅂ이라는 닫히는 발음으로 끝난다. 자음과 모음 연.. 2023. 12. 31.
[에세이] 말이 긴 건 좋은 게 아니다. 말이 길어진다는 건 좋은게 아니다. 짐바브웨 화폐의 숫자는 계속해서 길어졌다. 빵 하나를 사기 위해 많은 말이 담긴 화폐를 꺼내야만 했다. 내일이면 더 많은 숫자가 담긴 지폐를 가져와야 했다. 그렇게 짐바브웨는 국가 부도 상태가 되었다. 돈을 빌리는 사람들은 전화를 하면 대개 어떤 반응인가. 구구절절 말이 많다. 이러저러해서 돈이 필요하다. 빌려주면 금방 갚겠다. 이런 식이다. 횡설수설한다. 급하기 때문이다. 위기일 때 급급해지기 마련이다. 애써 변명하기 위해 말을 늘어놓는다거나 화폐를 계속해서 발행한다거나. 마음이 급해지니 좋지 않은 판단이 나오는 거다. 강원도가 강원특별자치도로 이름이 바뀌었다. 과연 좋은 일일까. 2023.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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