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728x90
반응형

에세이1517

[에세이] 표현에 주의하라 단어를 쓰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예를 들면 “~해주는 것”. 애를 낳아준다거나, 내가 청소 해준다거나. 이 말을 하는 순간 발화자는 상대로 하여금 위계를 설정하는 것이다. 내가 위에 있으나 자비를 베풀어 원하는 바를 대신 해주겠다는 뜻이 된다. 사랑하는 사이에서는 쓰면 안 된다. 서로 헌신하는 것이 당연한 관계인데, 마치 일방적 희생인 것처럼 표현하면 할 수 있는 말이 없다. 사랑을 측정할 수 있는가. 2시간 이상 통화하면 정말 사랑하는 것이고, 30분 통화하면 덜 사랑하는 것인가. 내가 이만큼 했으면 상대가 이정도는 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드는 건 상대를 사랑하지 않는 것이다. 재기 시작하면 관계가 꼬인다. 남녀의 만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끌림이다. 끌려서 만나면 서로 재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서.. 2024. 10. 8.
[에세이] 나를 찾아라 냄새가 다 똑같다. 지하철 안에서도 길거리에서도 똑같은 향을 자주 맡는다. 딥디크 플레르 드 뽀 제품도 흔히 맡을 수 있고, 존 바바토스와 같은 아쿠아 계열 향수도 쉽게 맡을 수 있다. 학생들은 올리브 영에서 파는 클린 제품을 사용한다. 바이레도의 블랑쉬 제품도 종종 맡는다. 우리는 향에서조차 크게 튀고 싶지 않아 한다. 내 스타일에 맞는 향을 찾는 것이 좋다. 체취와 섞였을 때 이질감이 들지 않아야 한다. 세면도구를 어떤 제품으로 쓰냐에 따라 착향이 달라지기도 한다. 향수는 나를 표현하는 일차적인 도구다. 냄새는 맡고 싶지 않아도 맡게 된다. 그만큼 나를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뜻이다. 나의 꿈은 오묘한 사람이었다. 지금은 그 꿈을 유지하고 있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 지 모른다. 향수도 여러 개를 .. 2024. 10. 7.
[에세이] 행복을 위해 축소해라 일끝나고 돌아가는 지하철 안, 여의도 불꽃축제가 끝나고 밀려드는 사람으로 열차는 곡소리가 났다. 몸을 억지로 집어 넣으려는 사람이 있다. 9호선 출퇴근길보다 심각했다. 출퇴근길 지하철 안에서는 서로 조심한다. 출퇴근하는 상황이니 말이다. 화려한 불꽃을 보고 나니 흥분한 상태의 사람들은 그런 것이 뭐가 중요한가. 그냥 타고 보는 거다. 다음 열차를 기다릴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화약에서 터트리는 불꽃이 뭐가 그리 좋은 걸까. 낭만있기는 하다. 내 입장에서는 그리 매력적인 일은 아니다. 살면서 불꽃축제를 보러 간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그것보다 책을 읽는 편이 더 좋은 스타일이고, 일을 할 수 있다면 그게 낫다는 생각이다. 비싼 음식에 큰 만족을 느끼지 못한다. 와인도 3만원 대로도 충분히 좋다. 행복감을 .. 2024. 10. 6.
[에세이] 동정은 요구하는 자에게만 해라 초등학생 때 선생을 아직도 기억한다. 내가 몸이 좋지 않아 입원해야 했었다. 퇴원하고 학교에 왔을 때 선생은 모두발언했다. 내가 무슨 이유로 입원했는지를 말이다. 그러면서 나를 잘 챙기라고 당부했다. 그때 나는 모욕감을 느꼈다. 왜 내가 그런 동정을 받아야 하는 지를 몰랐다. 받고 싶지도 않았다. 그때부터 인간에 대한 실망감을 느꼈는지도 모른다. 이후로는 깊은 얘기는 하지 않게 되었다. 이것이 내가 글을 쓰게 된 이유다. 말을 통해서가 아닌 글로 말하고 싶었다. 그러면 사람에 대한 내 인식이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 하길 바라면서. 인간이 인간을 혐오하기 시작하면 그때는 회복하기 힘들어진다. 2024. 10. 5.
728x90
반응형

"); wcs_d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