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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154

[에세이] 신호가 느껴졌을 때는 이미 늦었다. 보통 우리는 갈증을 느꼈을 때 물을 마시고, 허기를 느낄 때 끼니를 챙긴다. 이때는 이미 늦었다. 신호가 오기 전부터 몸은 계속 에너지와 수분을 소비하고 있다. 대사활동에 필요한 재료들이 모두 소진될 때, 신호를 통해 뇌가 인지한다. 관계도 마찬가지다. 관계가 지속되는 동안 알게 모르게 서로 간에 자잘한 오해들과 섭섭함이 쌓인다. 충분히 해결이 되지 않으면, 언젠가 터진다. 연인의 이별통보도 그렇다. 보통 상대가 갑작스럽게 이별을 얘기하지는 않는다. 사소한 것들이 쌓이고, 얘기를 했으나 달라지는 것이 없으니 상대의 모습에서 전과는 다른 신호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걸 느꼈다면, 늦은 것이다. 대부분은 알아차리지 못하고, 이별을 겪는다. 자동차는 기름이 부족하다는 신호를 알리면, 기름을 넣어주면 된다. 스.. 2021. 11. 2.
[에세이] 나쁜 뜻이 아니어도 나쁜 의미가 되어버린다. 6살 때의 일이다. 아토피가 심한 친구가 있었는데, 얼굴부터 피부 전체에 심한발진이 있었다. 나에게 자꾸 다가오고 그랬는데, 왠지 불쾌하게 느껴졌다. 무서운 느낌도 있었다. 그래서 오지말라고 소리를 질렀던 기억이 난다. 어린 나이에 아토피가 뭔지 알았을 리가 있겠는가. 단지 다른 애들과는 조금 다른 외형의 모습을 보고, 무서움을 느껴 거부의 표현을 했을 뿐이다. 이건 어디까지나 나의 입장일 뿐, 그 아이에겐 마음의 상처였을 것이다. 불의를 갖고 나에게 다가온 것이 아닌데, 마치 그런 의도인 것처럼 반응을 하는 나를 보며 기분이 나빴을 것이다. 불현듯 이 기억이 가끔씩 떠오를 때가 있는데, 죄책감이 들어 우울해질 때가 든다. 아주 어릴 적 시절의 일이지만, 지금도 기억하고 있는 것을 보면 그때 느꼈던 감정.. 2021. 10. 26.
[에세이] 비웠으면 채워야 한다. 술자리에서 자주 듣는 말이다. “잔이 비었네? 비었으면 채워야지” 술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그리 좋은 말은 아니다. 어찌 됐건 이 말을 떠올리며, 다른 방향으로 깨달음을 얻었다. 나에게 어떤 도움도 되지 않고, 부정적인 느낌만 주는 친구들을 한동안 오래 품고 있었다. 그들은 감정쓰레기통 하나 있으니, 마음 편했을 지 모르나 나는 계속 곪아가고 있었다. 이들을 정리하니 정신적 스트레스에서 해방되었다. 문제는 좁은 인간관계를 선호하는 내게, 내 사람이 많이 없다는 것이다. 비워낸 만큼 채워야하는데 그러질 못했다. 사람을 통해 경험하는 것들이 분명 있다. 지금까지 나는 그런 기회를 놓치고 있던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관계를 맺는 것에 이젠 조금 너그러워져야겠다. 2021. 10. 24.
[에세이] 좋은 인연은 가치있다 2015년 김영하 작가의 산문집 '말하다'에는 "마흔이 넘어서 알게 된 사실 하나는 친구가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것" 이라는 문구가 있다. "친구를 덜 만났으면 내 인생이 더 풍요로웠을 것 같다"고 저서에서 고백한다. 소설가 김영하 작가는 어차피 멀어질 관계에 쓴 시간은 낭비였다며, 친구에 연연하지 말라는 조언을 했다. 친구를 만나는 걸 줄일 필요까지 있을까 싶다. 자기계발도 영혼을 풍요롭게 하지만, 인간관계도 그렇다. 인간관계에 쓰는 시간과 에너지가 아깝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어차피 멀어질 관계라고 생각하면, 어차피 죽을 거, 대충 살다 가도 된다. 그럼에도 우리는 왜 열심히 살아가는 건가. 하루 동행하는 정도의 사이로 관계가 끝이 날 지라도 그 순간이 즐거울 수 있다면 그걸로 된 것이다. 돈과 시간을.. 2021. 10.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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