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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25

[에세이] 신명나야 한다. 창극과 국악 공연을 보러 갔다. 보면서 느낀 건 우리 문화를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공연자가 중간중간 신호를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은 눈치를 채지 못하고 박수를 연신 치기 바빴다. 극이 진행될 때 방자 역할의 배우가 “그런 박수가 아니여” 하면서 리듬을 알려주었다. 리듬을 알려주니 관객은 박자에 맞춰 박수치기만 했다. 대취타 공연이 마지막 순서였는데, 이때는 더욱 심각했다. 연주자들이 한데 모여 용고와 태평소 그리고 나발 등이 한데 어우러져 무아지경의 순간에 다다를 때였는데 사람들은 집중만 하기 바빴거나 박수를 치고 있었다. 연주와 창 사이에 관객은 추임새를 넣어야 한다. 그게 우리 문화다. 좋으면 좋은 대로 얼씨구, 어이쿠 등 추임새를 넣으며 흥을 돋우는 것이다. 우리 문화는 재는 것이 아니다... 2024. 8. 23.
[에세이] 소통에도 우리 문화가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업무용 메신저 팀즈에서는 자신의 상태 설정이 가능하다. 방해하지 말아달라던가, 잠깐 자리를 비웠다거나, 나 지금 바빠, 자리를 오래 비웠다던가. 미리 사전안내 하는 거다. 건드리지 말라고. 우리나라는 업무 소통을 카카오톡으로 주로 한다. 때문에 이런 상태 설정이 불가능하다. 언제 연락이 올 지 모른다. 어떤 이는 프로필 상에다가 “톡 자주 확인 못합니다.” “카톡보다는 문자나 전화 주세요.”와 같은 문구 설정을 해놓는다. 우리 문화는 노크가 아닌 겉기침이다. “똑똑” 보다 “크흠” 이다. 눈치의 문화다. 우리는 명확한 공간 없이 더불어 살았다. 특히, 전통 가옥의 구조를 보면 알 수 있다. 문틀 안에는 얇은 살이 끼어있고 그 위에 창호지로 붙어있다. 소리가 쉽게 드나들 수 있다. 아파트.. 2024. 7. 2.
[에세이] 인문학이 중요한 이유 한국예술종합학교에는 외국인 학생이 있다. 한국 예술을 전공하고 싶어서 온 것이다. 촬영감독을 꿈꾸는 학생, 판소리에 매료되어 창을 하는 학생, 해금에 빠져 연주하는 학생. 외모가 다른 두 학생이 우리말로 이야기를 나눈다. 벅찬 느낌이 들지 않는가? 프랑스놈인지, 미국놈인지, 일본놈인지, 러시아놈인지 정체모를 이들이 작은 땅을 가지려고 팔도를 제집 드나들듯 돌아다니던 시대에서, 우리나라가 좋아서 직접 찾아와 문화를 이야기하고 배움을 이어가는 시대로 변했다. 문화를 중심으로 교육이 변해야 한다. 한예종이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있었던 건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에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연한 교육과정이 가능하다. 전공 위주의 학습으로 전문적인 능력 함양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문이 괄시 받으면 안 된다. 문화의 .. 2024. 5. 19.
[에세이] 인공지능 시대에서 우리가 할 일 “필연에게서 도망쳐 Run on” 아이유 신곡 “Love wins all”의 가사다. 위 가사를 영어로 번역하면 “Run away from the destiny.”정도로 바꿀 수 있다. 필연이란 뜻이 destiny로 바뀐다. 필연이란 단어가 운명이 된다. 해석에 있어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뭔가 탐탁치 않은 느낌이 들지 않는가. “필연”의 연은 복잡한 단어다. 단순히 운명이라고만 설명하기엔 찝찝함을 지울 수가 없다. 그렇다고 “inevitable”로 번역하기엔 형용사이기에 매끄럽게 풀어지지 않는다. “불가피한 것에서 도망쳐”라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기에 뉘앙스가 달라진다. 언어란 건 그래서 어렵다. 고유의 문화가 녹아들어있기 때문이다. 이 둘의 균형을 찾아가는 일이 앞으로 문화인, 예술인들이 해야할 방향.. 2024. 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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