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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우리나라가 경제에 약했던 이유 우리는 돈이란 걸 몰랐다. 구멍가게에서는 추억이 담긴 과자를 팔았고, 장날에는 아지매들이 동네 뒷산에서 캔 나물들을 팔러 나갔다. 장날의 풍경을 떠올려보자. 보자기에 나물들을 싸들고 가 장터 앞에 앉았다. 가방이었던 보자기는 나물들의 돗자리가 되어 나물들을 가지런히 놓는다. 진열장이자 매대로 바뀌는 순간이다. 장에서 뭔가를 사러 온 사람들은 돌아다니다 보자기 위에 놓여진 나물을 산다. kg당 천 원처럼 단위가 붙지 않았다. “천 원어치 주쇼”와 같이 가격을 말하거나 “부쳐 먹게 조금 줘봐유” 목적을 말한다. 파는 사람은 눈대중으로 담아서 건넨다. 상대의 눈치를 보고 알아서 넉넉히 담는다. 시장은 정을 주고 정을 받는 곳이었다. 딱 잘라 “천 원에 한 개”가 아니었다. 정에는 계산이 없다. 자본주의와 시장.. 2024. 9. 3.
[에세이] 오래 끌어서 좋을게 없다 이동 중에 책을 읽고는 한다. 30분 이상의 긴 시간 이동할 일이 있다면 책을 챙겨두었다가 꺼내 읽는다. 어떤 날에는 한 권을 가볍게 읽고 덮는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빠르게 읽기 때문이다. 눈으로 대충 훑어보는 것이 그게 독서냐고 따질 수 있다. 독서다. 글을 읽는 건 마음에 드는 것을 찾아내는 과정이다. 내가 알아들을 법한 문장이라던가, 반가운 내용이라던가, 끌리는 문장을 고르는 행위다. 꼼꼼하게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려고 하면 시간도 오래걸릴 뿐더러 제대로 된 문장을 찾기 힘들어진다. 뇌가 피로하다고 느끼고 신호를 보내 금방 잠이 몰려오기 시작한다. 효율성이 떨어진다. 끌리는 문장을 찾아서 나만의 것으로 만들어 책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꼼꼼히 손으로 짚어가며 문장을 이해하고 해석하려들면 5분도.. 2024. 9. 2.
[에세이] 우리 문화를 말할 줄 아는 것 이어령 선생의 “한국인 이야기” 주제를 다룬 책들을 다 읽었다. 요즘은 나름대로 나이를 먹어서인지 우리나라에 관심이 간다. 한국인, 한국, 여행지 모두 우리 것을 찾기 시작했다. “한국인은 어떤 문화를 가지는 것일까, 우리나라에 좋은 여행지가 많은데” 라는 생각이 종종 든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자주 들은 고사성어가 있지 않은가. 우리를 아는 것이 먼저다. 한국이 뭔지, 한국인은 무엇인지, 한국 문화는 어떤 건지를 설명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가 잘 날 수 있다. 국, 찌개, 조림, 탕, 짜글이가 뭔지 외국인이 물어보면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느낌으로는 알지만 말로 설명하기 힘든 간지러운 무언가를 쉽게 긁어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우리 문화를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 이어령.. 2024. 9. 1.
[에세이] 약함을 무기로 삼지 마라 초인종 소리에 별 의심없이 문을 열었다. 리모델링 때문에 서명을 받으려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문을 열었더니, 교회였다. 나는 종교가 없지만 다른 가족이 교회를 다니다보니 현관문 위에는 교회 스티커가 붙어있다. 그걸 봤음에도 초인종을 눌렀다. “골키퍼 있다고 골 안 들어가는 게 아니다” 라는 심보인 건가 싶었다. 장로회와 같은 흔히 들어본 종파는 아닌듯 보였다. 더욱 가관인 건 정신적으로 아픈 아이를 데리고 왔다는 거다. 주말이었는데, 교복을 입고 학교 목걸이를 패용하고 있었다. 행동 거지나 말하는 것이 남들과 달랐다. 그런 아이를 데리고 여호와를 논하며 교회를 다니라고 설파하는 꼴이 같잖아서 문을 닫아버렸다. 그런 것을 계기로 종교를 갖게 되면 그건 좋은 것이 아니다. 칸트도 그렇게 말하지 않았는가. 진.. 2024.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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